4월에 시작한
F-lab 멘토링이 벌써 끝맺음을 맺게 되었다.
회고를 시작하며 6개월간의 어떤 성장이 있었는지 돌이켜보기 위해 최초 나의 커리어를 돌이켜 본다.
2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일명 '신입 개발자의 무덤'이라고도 불리는 금융 SI 업체에서 근무했고
일반적인 환경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은 소문으로만 듣던 구시대적 유물도 많이 다루었다.
그렇다고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였다.
직원들을 챙겨주는 것에 진심인 경영자 라인, 좋은 동료들, 배울게 많은 선배들이 있었고
충분히 열심히해서 값진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만한 곳이였다.
하지만, 개발지식보다 도메인 지식이 필요한 금용권의 특성,
초기 개발만 해주고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없는 SI의 특성
이 두가지가 합쳐지면서 문득 내가 하고싶었던 개발자가 이런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 답을 찾고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하지 않겠는가
퇴사를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F-lab을 알게되었다.
내가 F-lab을 처음 마주하고 느낀 F-lab의 모토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답을 알려가는 길을 알려드립니다."
문제 해결력을 위한 자가발전이였다.
다만, 길을 알려준다는 것은 스스로 그 길을 걸어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바뀌는게 없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의욕이 넘치던 나였지만 잘 할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
나태했던 지난 2년 반이라는 세월은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왔고 스스로 발전하려는 불씨가 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하기에 달려있음이라는 걸 깨닫고
하고싶은건 많고 의욕은 넘치는데 어떻게 뭘 해야할지를 모르겠는 막막한 나의 상황에서
그 길을 알려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F-lab 멘토링을 진행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멘토링을 시작하고
왜?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
왜 이 기술이 나왔는지
왜 이 자료구조가 나왔는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모든 것이 왜?로 시작해서 ~때문에로 수렴했다.
자바의 가장 기초부터 다시 다지며 정말 기본기가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Spring을 깊게 보면서 Dispatcher Servlet 의 존재도 처음 알게 되었고,
코드레벨까지 깊숙히 보는 경험도 하게되었다.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이런 이론적인 기술 지식의 습득이나, 코드레벨의 확인, 기술의 존재 의의 등을 알아가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던 것은 멘토님의 가치관을 배울 수 있었던 점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가치관이 다르고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지만,
나에게 배정된 멘토님은 내가 먼 미래 시니어가 되었을 때 가장 되고싶은 이상향에 가까웠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 개발 스킬
- 동료 개발자들과의 협업
- 비개발자 직군과의 커뮤니케이션
이 3가지였는데 이 3가지 모두 멘토님께 배울점이 굉장히 많았다. (CTO쯤 되는 시니어분들의 강연 및 강의를 들어보니 사실 다 그런분들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런 분들만 CTO가 될 수 있는거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했다)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추구하는 요소도 확실하게 잡았지만, 실제로 실무에서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들을 굉장히 잘 캐치하고 잡아주셨다.
그렇다고 기술적인 성장이 없었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6개월간 배운 것이 회사 일을 하던 2년 반보다 10배는 족히 많은 것 같다.
최초 2~3개월 정도는 이론 공부에만 몰두한다.
책을 달고 살았고 코드를 만질 일은 잘 없었다.
3~4개월차에는 같이 멘토링을 듣는 멘티와 함께 할 프로젝트를 정하고
해당 프로젝트에서 배워나갈 것들을 정한다.
마지막 1달이 될 때는 목표로하는 회사를 정하고 이력서를 작성하며 본격적으로 취업 활동을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멘토님 스타일마다 다르기 때문에 획일화 된것은 아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몇몇 아쉬웠던 점들이 있다.
- 이론 공부 기간에 코드를 조금 더 작성
- 프로젝트 기간에 이력서를 작성
이 두가지가 스스로 아쉬웠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서 백수임에도 프로젝트하랴 이론공부하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고
방향을 못잡던 중 멘토님께 고민을 털어놓으니
프로젝트는 이론공부 한것들을 적용해보기 위한 일종의 수단일 뿐이다, 공부하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고 하셔서
그 이후로는 이론공부에 힘을 더 쏟았는데, 이 조절이 조금 극단적으로 된 것 같았다.
조금 더 코드를 작성하고 공부했던 것들을 적용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면 더 좋은 경험을들 해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2번째 얘기는 이력서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인데.. 정말 쓸게 없다.... 미리 써보고 어떤 것들을 이력서에 작성할지 생각해보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가 느낌이 오는데
이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하면 뭐라도 되겠지 했던 것이 패착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이력서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때가 가장 많이 힘들었는데 지난 5개월간 분명 열심히 한 시간이 더 많았음에도, 열심히 하지 않은 일말의 순간들이 모두 기억을 스쳐가며 그 순간 또한 열심히 했어야한다 라는 좌절감과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던 중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얘기가
"제어할 수 있는 것과 제어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제어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라는 것이였는데 이 얘기가 정말 많이 도움이 되었다.
제어할 수 없는 것 = 지난 5개월간의 공부
제어할 수 있는 것 = 앞으로의 공부
이 두가지로 구분하고 지난 5개월간의 공부를 후회하고 좌절해봐야 지금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번에 느낀것을 토대로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는 것에 몰두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이런 멘탈 관리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력서를 미리 작성해보면
내가 어떤 부분을 어필 할 수 있고 어떤 부분들을 성장할지 구체적으로 작성해보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고민들을 혼자 너무 오래 고민하지 않고 같이 얘기해볼 멘토님이 있다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던것 같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돌이켜보면 외적인 기술적으로도 내면적인 가치관적으로도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고 스스로 느껴지는 멘토링이였지 않나 싶다.
결국 6개월간의 가르침을 받고
실제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력서에 작성한 내용들이나 최근에 진행했던 멘토링에 대해서 여러 질문들을 받았다.
멘토링 시간이 항상 매주 기술면접의 시간과 같았고 매 주 긴장된 마음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되는 것도 없었고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기술 질문이 오히려 멘토링 시간에 진행했던 내용보다 짧다고 느껴졌다.(멘토링 시간이였으면 여기서 더 꼬리를 물리겠다 싶었던 내용들이..)
확실히 멘토님께 받은 가르침을 토대로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과 서비스를 하는 개발자의 마음가짐등을 좋게 봐주셨는지
무사히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이직하게 되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웹 에이전시 느낌)
멘토링 진행 중에 오피스 투어 갔던 곳의 CTO님이 해주신 얘기가 있었는데 "입사할 때 퇴사를 생각하라" 라는 얘기였다.
처음엔 굉장히 의아한 얘기였는데 결론적인 얘기는 이 회사에서 내가 어떤 것들을 기여하고 어떻게 성장해서 퇴사할 때는 내 모습이 어떻게 달라져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라는 얘기였다.
이 말을 되새기며 이번 회사에서는 또 다음 성장 스텝을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퇴사할 때의 나의 모습을 그리며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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